지난 25일 저녁 7시 설악중학교 체육관 앞에 도착했다. 체육관 밖으로 운동화 끌리는 소리와 파이팅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고 조심스럽게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한쪽 코트에서는 이 학교 배구부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고, 반대편 코트에서는 ‘속초나인스 배구동호회’ 회원 12명이 설악중학교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었다.
동호인들은 두 그룹으로 나눠, 초보는 언더핸드 리스브 기초훈련과 경력자들은 짝을 이뤄 스파이크와 리시브를 받는 실전연습을 했다. 1시간가량 연습을 한 후 9인조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엘리트 선수들은 6명으로 한 팀을 이루지만, 생활체육동호인은 9명이 한 팀이다. 어린 중학생들과의 연습경기여서 기대 없이 관전했지만, ‘삐’하는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시작된 배구는 지켜보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상대편 중학교 선수들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빠르고 파워 넘치는 공격을 했다. 동호인들은 여유와 관록으로 맞섰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는 막상막하의 경기였다. “마이(내 공)”를 외치며 공격과 수비를 이어갔고 공을 받으려고 바닥을 뒹굴기도 했다. 사인이 맞지 않아 실수를 범하면 서로 격려하고 웃으면서 배구를 즐겼다.
잠시 경기에서 빠져나온 김상화(49) 클럽장과 김석태(43) 총무, 변기덕(46) 회원과 만났다. 속초나인스 배구동호회는 2010년 초에 결성돼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다. 동호회 회원은 현재 30여명으로 30~50대의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설악중 체육관에 모여 운동을 한다. 시합일정이 정해지면 주 2~3회로 횟수를 늘려 연습한다. 속초나인스는 관록 있는 클럽으로 수많은 대회에 참가해 메달을 따는 등 좋은 성적을 내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에 ‘강원도민체전’ 3위와 ‘속초시장배 생활체육 대제전 배구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부터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김 클럽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배구동호회의 강자로 자리매김해 타 시·도의 집중 타깃이 될 정도로 유명한 클럽”이라고 했다.
변기덕 회원은 “속초고가 올해 들어 전국대회 우승과 준우승을 연속 차지하는 등 속초는 이미 명품 배구도시로 도약했다. 그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엘리트체육에서의 좋은 성적과 거기에 발맞춰 클럽배구도 활성화 돼야 한다. 지금은 동호인 저변확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김석태 총무는 “우리 클럽이 앞으로 지속되고 그 동안 선배들이 쌓아 놓은 금자탑을 지키기 위해서는 동호인 보강이 절실하다.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배구를 즐길 수 있다. 선배회원 들이 기초부터 단계별로 가르쳐 준다”고 했다.
2주차 신입 회원인 김병호씨는 “지인의 소개로 배구를 시작했다. 아직 게임에 나가지 못하는 완전 초보이지만 시원시원한 스파이크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통쾌해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말했다.
가입한 지 5개월이 됐다는 이수철(31) 회원은 “배구를 통해 배운 조직력은 사회생활에서도 협력과 조화를 만들어 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나인스 배구동호회는 소정의 회비로 운영 중이다. 레슨비는 별도 없다. <가입 문의 : 네이버 카페 (https://cafe.naver.com/sokchonines)>
성낙규 인턴기자 nk_2232@naver.com
나인스 배구동호회 회원들이 연습경기에 앞서 단체사진을 촬영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안태현·안병헌·김병호·정연권·김만석·김재일, 앞줄 왼쪽부터 이수철·변기덕·김석태·김상화·이규석·송태정 회원.
나인스 배구동호회 회원들이 설악중 선수의 스파이크 공격에 대응해 블로킹 방어를 하고 있다.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